Kim Kwang-Suk

<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>

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
내 텅 빈 방문을 닫은 채로
아직도 남아 있는 너의 향기
내 텅 빈 방 안에 가득한데
이렇게 홀로 누워 천장을 보니
눈앞에 글썽이는 너의 모습
잊으려 돌아누운 내 눈가에
말 없이 흐르는 이슬 방울들
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인 것을
나는 왜 이렇게 긴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울까
창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
어제보다 커진 내 방 안에
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
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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